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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용비어천가 가사를 사용했던 여민락에 대하여 - 여민락, 여민락만, 여민락령, 해령(解令)

by 현짱 2023. 5. 23.

세종대왕 동상

여민락(與民樂)

여민락은 세종대왕이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으로, 그 당시 지어진 '용비어천가'의 가사 위에 곡을 얹은 음악이었습니다. 즉, 용비어천가 1장, 2장 3장, 4장, 125장의 가사에 곡을 붙인 성악곡이었으나 현재는 기악곡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또한, 여민락은 향피리 중심의 관현악곡인 ;'여민락', 당피리 중심의 관악 합주로 연주하는 '여민락 만', 여민락만을 변주한 '여민락령', 여민락령의 ;가락을 풀어서 변주한 '해령(解令)'등 4개의 음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 여민락(與民樂)
현악기 위주로 연주할 때는 '오운개서조', 관악기 위주로 연주할 때는 '승평만세지곡'이라 구분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주로 관현악 합주로 연주하며 '승평만세지곡(昇平萬歲之曲)'이라는 통일된 또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여민락의 음악적 특징은 7장으로 되어 있으며, 각 장은 32 장단으로 이루어지고, 원 가락과 여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악기편성은 향피리, 대금, 해금, 거문고, 가야금, 아쟁, 좌고, 소금, 장구 등 관현악 합주로 연주되며, 궁중의 의례나 잔치 때 연례악으로 사용되었습니다.

2) 여민락만(與民樂 慢)
용비어천가를 노래하던 성악곡이었으나, 기악화된 당피리 중심의 관악 합주곡입니다. 임금이 궁을 나갈 때와 사신의 행차 때 연주되던 곡, 즉 행악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경록무강지곡(景籙無彊之曲)'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여민락 만의 악보는 '속악원보(俗樂遠步)' 권4에 처음 전해지며, 세종실록 악보의 여민락과 같으므로 세종실록 악보에 기록된 여민락이 여민락 만의 원곡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민락 만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의 길이가 불규칙하며, 가사가 없어지면서 장단도 불규칙해졌습니다. 악기 편성은 여민락과 달라 현악기인 가야금이나 거문고가 빠지는 한편 향피리도 당피리로 바꾸고 편종, 편경, 방향 등이 편성되는 것으로 보아 당악에 가까운 당악식 편성이라 할 수 있으며, 대금, 해금, 장구, 좌고, 아쟁 등도 함께 연주됩니다.

3) 여민락령(與民樂令)
여민락령은 '본령(本令)'이라고도 하며, 이 이름은 이 곡의 변조인 해령이 생긴 이후에 해령(解令)에 대한 본래의 영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또 다른 이름인 아명으로 '태평춘지곡(太平春之曲) 임금의 행차에 주로 쓰이던 당피리 중심의 관악 합주곡입니다. '속악원보(俗樂遠步)' 권7에 전하는 방향 악보에는 5장 구성으로 되어 있으나, 현재는 그 초장만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전해지는 악곡 구성은 장 구분이 없으며, 악기편성은 여민락 만과 동일하며 장단도 불규칙하다는 점에서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해령(解令)
해령(解令)은 여민락령, 즉 본령의 32절(마루) 중에 절반인 16절(마루)까지를 풀어서 변주한 당피리 중심의 ;관악 합주곡입니다. 이 곡은 본령과 함께 임금의 행차 즉, 행악에 사용되던 음악이었습니다. 또 다른 이름인 아명은 '서일화지곡(瑞日和之曲)'이며, 이 곡은 조선 후기에 생겨났습니다. 편성 악기는 여민락 만이나 본령과 동일하며, 주선율을 연주하는 피리와 타악기가 연주를 쉴 때 대금, 소금, 해금, 아쟁 등이 선율을 이어가는 연음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음악입니다.

이처럼, 여민락, 여민락만, 여민락령, 해령(解令),즉 여민락의 4종류의 음악은 용비어천가의 가사를 사용했던 점에서는 같으나, 현재 전해지는 음악은 전혀 다른 음악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악기 편성도 여민락은 우리나라 전통 악기인 향악기 중심이 되었지만, 나머지 여민락만, 여민락령, 해령은 중국의 당악기 중심의 음악이라는 것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만(慢)'과 '영(令)'의 용어는 음악의 형태가 어떠한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만(慢)은 느리고 가락이 적은 편이며, 영(令)은 만(慢)보다 속도가 빠르고 가락이 많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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