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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궁중과 풍류방에서 연주하던 음악 - 현악 영산회상, 평조회상, 관악 영산회상

by 현짱 2023. 5. 8.

정간보와 장구채

영산회상의 유래와 변천
궁중과 선비들의 풍류방에서 연주되던 대표적인 합주 음악입니다. 영산회상은 악기 편성에 따라 현악 영산회상, 평조회상, 관악 영산회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산회상은 원래 성악곡이었으나, 점차 악곡이 변주되고, 다른 악곡이 추가되면서 기악 모음곡 형태가 되었습니다. 즉, 초기 영산회상은 '영산회상 불보살'이라는 불교 가사를 지닌 성악곡이었고 '상영산' 한 곡이었습니다. 중종(1506~1544) 때 이르면 가사가 '수만년사'로 바뀌고, 세속화되기 시작하면서 조선 후기인 17세기 후반부터는 가사 없이 기악곡으로 변화되었습니다.

현악 영산회상
현악 영산회상, 평조회상, 관악 영산회상 중 가장 오래된 악곡입니다. 현악기 중심의 현악 영산회상은 거문고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거문고 회상이라고도 합니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중광지곡(重光之曲)이라는 아명(雅名)을 갖고 있습니다. 이 영산회상의 악곡은 9곡으로 구성되며, 제1곡은 상령산(上靈山), 제2곡은 중령산(中靈山), 제3곡은 세령산(細靈山), 제4곡은 가락덜이(可樂除只), 제5곡은 삼현도드리(三絃還入), 제6곡은 하현도드리(下絃還入), 제7곡은 염불도드리(念佛還入), 제8곡은 타령(打令) 그리고 제9곡은 군악(軍樂)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령산은 매우 느리기 때문에 긴 영산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중령산, 세령산으로 진행되면서 템포가 점점 빨라집니다. 점점 느린 속도에서 점차 빨라지는 형식은 옛 음악 형식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며 이를 '한배에 따른 형식'이라고 부릅니다. 현악 영산회상의 악기 편성은 가야금, 거문고, 대금, 세피리, 해금, 장구이며 이에 단소나 양금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편성의 음악을 줄풍류라고 하며, 줄풍류는 음량이 적기에 각 악기가 1명씩 구성되는데, 이를 세악 편성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현악 영산회상은 선비나 지식인이 즐기던 풍류 음악에 속합니다.

평조회상(平調會上)
평조회상은 현악 영산회상을 4도 아래로 내려 조 옮김 한 것으로, 관현악 합주로 연주하는 악기 편성이 많은 음악입니다. 평조란 단어는 영산회상이 높은 조인 데 반하여 낮은 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조회상의 또 다른 이름은 유초신지곡(柳初新之曲)으로 되어 있고, 악곡의 구성도 상영산에서 시작하여 군악까지 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으나, 단지 제6곡인 하현도드리만 빠져 있어 총 8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악 영산회상의 4도 아래로 조옮김은 되었지만 서양 음악처럼 전체적으로 4도를 낮게 바꾼 것이 아니라, 낮은 음역의 가락에 따라서는 한 옥타브 위로 바꾸어 연주하기도 하며, 음역의 한계, 연주법상의 특징에 따라 피리, 대금, 해금 등의 악기 연주법은 현악 영산회상과는 매우 다릅니다. 제6곡인 하현도드리가 빠진 이유도 하현도드리의 음역이 낮아 연주법에 어려움이 있었던 영향으로 보입니다. 줄풍류였던 현악영산회상과는 달리 평조회상은 대규모 관현악 합주이기에 악기 편성도 아주 다릅니다. 음량이 큰 향피리를 비롯해 대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장고의 편성은 비슷하지만, 세피리보다 향피리의 음량이 크기에 나머지 가야금과 거문고의 수를 늘리고, 아쟁이 추가되어 연주됩니다. 해금은 원산을 중앙으로 옮기고, 대금은 '역취'하고, 장고는 복판을 쳐서 음량을 키웁니다. 평조회상은 궁중 잔치나 여러 의례 때 연주되었으며, 순조 이후에는 궁중정재 춘앵전의 반주곡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제1곡인 상령산은 대금이나 피리 독주곡으로도 연주됩니다.

관악 영산회상
관악 영산회상은 이름 그대로 현악 영산회상을 관악기 중심으로 변주한 관악 합주곡입니다. 삼현육각 편성으로 연주한다는 의미로 '삼현 영산회상'이라고도 불리고, 또 다른 이름으로는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이 있습니다. 이 곡의 구성도 평조회상처럼 8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현도드리가 빠져 있습니다. 악기편성은 삼현육각 즉, 피리 2개, 대금, 해금, 장고, 북의 여섯 사람으로 연주하며 여기에 아쟁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삼현 육각 편성은 주로 무용 반주를 담당하는 데 쓰이는 편성을 이야기하며, 단원 김홍도의 무악도(舞樂圖)에 연주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관악 영산회상 중 제1곡인 상령산이 무용 반주 음악으로 쓰일 때 부르는 이름은 '향당교주'입니다. 또한, 관악 영산회상은 대(竹)나무로 만들어진 관악기들의 합주라는 뜻에서 대풍류라고 분류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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