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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조선시대 양반이 즐겨 불렀던 성악곡 - 가곡(歌曲), 가사(歌詞), 시조(時調)를 정가(正價)라 한다

by 현짱 2023. 6. 4.

선비

가곡(歌曲)
가곡(歌曲)은 국악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서 부르는 5장 형식의 전통 성악곡입니다. 가곡은 시조, 가사와 함께 바른 노래라는 의미를 가지는 정가(正歌)에 속하는 음악입니다. 가곡의 원형은 만대엽(慢大葉), 중대엽(中大葉), 삭대엽(數大葉)이며, 이는 음악의 속도와 관련된 말로, 만(慢)은 느리고, 중(中)은 중간 속도, 삭(數)은 빠른 속도를 의미합니다. 가곡의 역사적 변천을 살펴보면, 주로 세조 때의 음악을 싣고 있는 '대악후보'와 선조 때의 '금합자보'에는 만대엽(慢大葉)만 실려 있습니다. 따라서, 그 당시에는 만대엽(慢大葉)만 존재하여 불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1610년에 간행된 '양금신보'에는 만대엽뿐만 아니라 중대엽이 기록되어 있으며, 양금신보에 따르면 만대엽보다 중대엽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중대엽이 평조, 우조, 평조계면조, 우조계면조 등 4개 조로 되어 있으며,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숙종 때의 악보 '현금신증가령(玄琴新證假令)'에는 중대엽, 삭대엽이 중대엽 1,3과 삭대엽 1,2,3으로 더 늘어났으며, 1728년 간행된 악보 '청구영언(靑丘永言)'에는 평조와 평조계면조는 보이지 않고, 만대엽도 사라졌으며, 중대엽과 삭대엽만 실려 있소, 새로운 '농(弄)', '낙(樂)', '편(編)' 등이 등장합니다. 이를 통해, 만대엽은 너무 느려서 영조 이전에 없어지고, 중대엽도 조선 말엽에 사라지고, 삭대엽만 남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가곡은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이라고도 불리며, 남성이 부르는 남창(男唱) 26곡과 여성이 부르는 여창(女唱) 15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남창은 울림이 있고 강하며 깊은 소리를 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여창은 고음의 가냘픈 소리로 노래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곡은 예전에는 상류 계층이 즐기던 음악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성악곡이 되었습니다. 가곡의 아름다움은 느리고 부드럽고 여유 있는 음악으로, 독특한 선율에 있으며, 이 같은 선적인 아름다움은 배의 힘이 필요한 긴 호흡에서 나오며, 유약하게 흐르는 듯한 음률 밑으로 선비의 정신이 흐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곡의 음악적 특징은 글의 처음에 언급했듯이 5장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주나 후주 격인 '대여음'과 간주 격인 '중여음'이 있습니다. 가곡의 장단은 16박이 기본이며 10박의 변형 장단의 곡이 있습니다. 가곡을 반주할 때는 거문고, 가야금, 세피리, 대금, 해구, 장구 등 세악 편성으로 진행됩니다.

가사(歌詞)
'가사(歌詞)'는 시조보다는 비교적 장편의 가사를 지녔으며, 관악기의 즉흥적인 수성가락 반주에 맞추어서 노래 부르는 성악 음악입니다. 가사(歌詞)는 가곡과 시조의 중간 성격을 띠고 있으며, 한 곡조에 여러 가사를 얹어 부르는 시조와는 달리 가사(歌詞)의 정해진 곡조는 정해진 사설만 노래합니다. 오늘날까지 12곡의 가사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를 '12 가사'라고 합니다. '12 가사'에는 하규일에 의해 전수된 백구사, 황계사, 죽지사, 춘면곡, 어부사, 길군악, 상사별곡, 권주가 즉, 하규일 전창 8곡과 임기준이 전한 수양산가, 양양가, 처사가, 매화타령 즉, 임기준 전창 4곡이 있습니다. 가사의 장단은 모두 일정하지 않으며, 상사별곡, 양양가, 처사가는 5박 계통이며, 권주가는 잔치 때 쓰이던 노래로 일정한 박자와 규칙적인 장단 없이 연주되며, 나머지는 대체로 6박 계통에 속합니다. 장사훈 박사에 의하면 12 가사의 음악적 특징에 대해 '가사는 평조와 계면 조적인 요소가 섞여 있기 때문에 그 선법을 결정하기 어려우며, 평조적인 창법상의 특색을 가지면서 계면조의 음 진행법을 쓴다든지, 계면조적인 창법상의 특징을 가지면서 평조의 음 진행을 갖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사의 창법은 일부는 남도적 창법이 쓰이며, 나머지 많은 가사의 창법은 중심음에서 4도 위의 음을 떠는 서도적 창법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또한, 12 가사는 아악과 민속악 중간의 특징을 가진 음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조(時調)
'시조(時調)'는 한국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3장 형식에 맞추어 노래하는 전통 성악곡입니다. 시조와 관련된 문헌인 신광수의 '석북집'에 의하면 '일반 시조에 장단을 배열한 것은 장안에서 온 이세춘으로부터 비롯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것이 시조에 관해 최초로 언급된 문헌입니다. 시조가 수록된 최초의 악보는 서유구의 '유예지'이며, 김천택의 '청구영언', 김수장의 '해동가요'와 박효관, 안민영의 '가곡원류'에 시조시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조의 음악적 특징은 앞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초장, 중장, 종장의 3장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시조는 5박과 8박 장단으로 구성되며, 주로 3음의 계면조나 4음 계면조로 음계가 진행되며, 악기 편성은 장구나 무릎장단으로 반주하는데, 세피리, 대금, 해금 등의 가락 악기를 곁들이기도 합니다. 시조는 지역에 따라 서울, 경기의 '경제시조', 충청도의 내포제, 영남의 영제, 호남의 완제 즉, 지방의 시조를 '향제 시조'가 있습니다. 형태에 따라서는 가장 일반적인 '평시조', 긴 시조를 촘촘하게 부르는 '사설시조', 평시조의 초장을 높게 부르는 '지름 시조', 사설시조와 지름 시조의 특징이 섞여 있는 '사설지름시조' 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조의 가장 큰 음악적 특징으로는 한 음 한 음을 길게 쭉 뻗어내고, 위로 올리며 떠는소리, 아래로 떠는소리, 새로운 꾸밈음에 의해 다시 전개되는 음과 음 등 다이내믹과 다양한 요성에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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